책을 읽어서 고통이 사라진다면, 진짜 고통이 아닙니다.
책으로 위안을 주겠다는 건
인생의 고통을 얕잡아 본 것입니다.
- 샤를 단치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를 읽고.
w. 단연
<이 책을 추천하고 싶은 사람>
1. 인간관계에 힘들어 시골에서 느끼는 순수한 사랑을 보고 싶은 사람.
2. 잔잔한데 꽤나 파격적인 스토리를 원하는 사람.
3. 술술 읽히는 소설을 읽고 싶은 사람.
드라마를 다 보고나서 책을 읽겠다는 다짐을 했었다.
그런데 드라마가 진행될수록 책을 얼른! 빨리! 보고싶은 마음에
한 달음에 달려가 책을 구매했다.
드라마를 봐서 그런지 책의 내용에 몰입도 훨씬 잘 되고
책과 드라마가 가진 각각의 장점을 고스란히 알 수 있었다.
드라마에서는 잘 보지 못한 해원과 은섭의 마음 속 묘사가 세세하게 드러났던 점이 책의 장점이라면
끝에 아주 조금 임팩트 있게 나오는 내용을 드라마에서는 주 내용으로 풀어나가 감정을 더 고조시키고 더 공감을 하게끔 만드는 게 드라마의 장점이었다.
그래도 연말이 다가오는데 이모와 무엇인가를 축하하고 싶었다. 축하할 일이 없다면, 아무 일도 없다는 걸 축하하면 되니까.
책방을 나서며 그의 옷에 팔을 끼웠다. 크고 헐렁하고, 그의 냄새가 나고, 따뜻했다. 백열등 하나를 품에 넣은 것 같다고 그녀는 생각했다.
하나하나 문장들이 따스했다. 내가 이 책을 알게 된게 너무 감사했다.
봄이 왔음에도 봄이 온 것을 느끼지 못하는 하루하루 속에서
따스함을 느낄 수 있는 문장을 만났다는 것이 좋았다.
가끔 생각한다. 열 권의 책을 한 번씩 읽는 것보다, 때로는 한 권의 책을 열 번 읽는 편이 더 많은 걸 얻게 한다고.
타인에게 신경을 곤두세우고 지낸 줄 알았는데, 결국은 자신의 일에만 마음 쓰고 있었던 건지도.
이렇게 허를 찌르는 문장들도 있었다.
나는 타인의 시선에 휘둘리는 줄 알았는데 결국 그것또한 자신의 마음에 휘둘린 것이라는 걸 알게 되었을 때는 기분이 묘했다.
소소한 작업이지만, 불투명한 지금의 현실을 잠시 잊게 해준다면 그것으로도 의미가 있었다.
직접적인 치유가 아닌 간접적으로 닿아오는 이 따뜻한 기운에 몸이 절로 녹았다.
대놓고 힐링을 강요하는 책보다 훨씬 마음을 다스리는데 도움이 됐다.
수십 대의 화물차가 어둠 속에 들어선 모습은 거대한 트럭들의 무덤 같았고, 전투를 끝낸 지친 로봇들이 화물차로 변신해 잠든 듯 스산했다.
문장을 귀엽고 깜찍하게 만드는 매력또한 존재했다.
트랜스포머가 생각날 법한 이 문장은 내 마음에 쏙 들었다.
주인공 부엉이는 슬픈 생각을 떠올리며 흘린 눈물을 찻주전자에 모아 따뜻한 눈물차를 끓여 마시곤 했는데, 그러고 나면 슬픔이 조금 사라진다는 이야기였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엉이 이야기다.
눈물차를 끓여마시는 부엉이.
솔직히, 우리 얘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지?
적어도 지금까지 들킨 적 없다고 느끼는 자신의 어떤 면을, 이제 와서 엿보이고 싶지 않았다. 날카롭고 때로는 이기적이고 황량하고…그래, 내 못된 모습. 때때로 한없이 비뚤게 변할지도 모르는 그 순간을 바닥까지 들킬 것이 두려웠다.
오랫동안 기록을 계속하다 보면 오늘 날짜의 부피가 생긴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어디든 내가 머무는 곳이 내 자리라는 것. 내가 내 자신으로 살아간다면 스스로가 하나의 공간과 위치가 된다는 것. 내가 존재하는 곳이 바로 제자리라고 여기게 되었다. 가끔은, 그 마음이 흔들리곤 하지만.
<연관글>
결국 이 책에서 말하고 싶은 마음이 이것이다.
남들이 뭐라던 나는 나고, 그 자리를 굳건히 지키면 되는 것이다.
가끔씩 흔들리고 뿌리채 뽑힐 것 같아도 모진 비바람 견디며 그 자리에 있으면 되는 것이다.
난 이 문장이 너무 좋다.
우리 현실의 판타지. 이 책을 한 문장으로 정리한 것만 같다.
이도우 작가님은 자신의 책의 성향을 잘 아신다.
그래서 내가 이 책을 읽는 내내 그렇게 들떠있었던 것 같다.
지친 현실 속에서 아름다운 판타지를 만나고 싶다면,
주저없이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를 선택하길.
공감과 구독, 그리고 댓글은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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