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국내] 소년이 온다, 한강

단 연 2020. 4. 8.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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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온다를 읽고.

w. 단연

 

이 책을 보는 순간 책 제목도 당연히 눈에 띄지만 더 눈에 띄는 것은 옆을 제목 옆을 장식한 꽃들이다. 이 꽃들이 무엇을 뜻하는 걸까? 궁금했지만 일단 책을 다 읽기 전까지 찾아보지 않았다. 하지만 알 수 있었다. 책에 만개한 이 꽃이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소년이 온다' 정면&옆면 표지

 

 

1980년. 지금으로부터 40년 전 정확히 말하면 5월 18일, 광주에서는 민주화 운동이 일어났다. 역사를 잘 알지 못하는 나이기로서니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이 책이 민주화 운동의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것을 알고난 뒤에 첫번째 페이지를 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나는 아픈 걸 꽤나 오래 간직하는 편이다. 특히 국가적으로 큰 아픔을 받은 사람들의 눈물은 큰 무게의 짐이 되어 나와 함께 살아간다. 하지만 책을 펼치는 순간 이는 앉은 자리에서 다 읽어버릴 수 없게 되었다. 나는 적어도 책을 2번은 나눠읽는 편인데 오늘의 책인 '소년이 온다'는 앉은 자리에서 멈추지도 못한 채 읽었다.

내가 이렇게나 책에 집중하게 된 이유를 지금부터 말할 것이다. 나는 책의 내용이 민주화 운동의 내용으로만 진행될거라고 생각했다. 주인공이 무엇을 했고, 억압과 탄압을 받았으며 부조리한 대우와 고문 등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희생당했다는 내용을 구체적으로 알게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달랐다.

 

 

 

 

어떤 챕터는 운동을 하다 죽게 된 혼의 입장에서 써내려간다. 그러다가 그 혼이 살아 생전에 같이 살던 집주인 아들과 친구였기에 그 아들의 입장에서 서술이 된다. 그러다가 죽게 된 혼의 누이의 입장에서 또 한번 서술이되고, 끝에 다다라서는 아들의 어머니 입장에서 서술이 된다.

 

 

그렇다. 이 책은 5.18 민주화 운동에서 사랑하는 누군가를 잃어버린 사람들의 얘기를 세심하게 다루고 있다. 그래서 너무나도 아팠다. 생각치도 못한 이야기 진행방식에 나는 책장을 넘기고 또 넘길 수 밖에 없었다. 아프고 또 쓰린 이야기가 실제 일어난 일이라는 것에 경각심을 가지고 한 글자 한글자를 또박또박 읽어나갔다.

그리고 책을 덮는 순간 알 수 있었다. 이는 모두가 읽어야 한다는 책이라는 것을 말이다. 나는 내가 공감이 가는 부분이나 꼭 기억해야할 부분이 있다면 표시를 해둔다. 하지만 '소년이 온다'에는 딱 하나의 표시밖에 되어있지 않다.

 

 

 

'꽃 핀 쪽으로'

 

<스포가 될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사실상 이 책의 모든 부분은 내가 마음껏 아팠다.. 모든 문장을 흡수하려고 스스로 노력했으며 그래서 모든 페이지가 사실상 책이라기 보다는 '연대'로 다가왔다. 그래서 나는 그 중 내가 가장 아팠던 부분. 대롱대롱 눈가에 매달려있던 고통을 터뜨린 부분. 그래서 그들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함께 이해하려고 했던 그 장면을 소개하려고 한다.

 

엄마, 저쪽으로 가아, 기왕이면 햇빛 있는데로.

못 이기는 척 나는 한없이 네 손에 끌려 걸어갔제.

엄마아, 저기 밝은 데는 꽃도 많이 폈네.

왜 캄캄한 데로 가아, 저쪽으로 가, 꽃 핀 쪽으로.

 

 

'꽃 핀 쪽으로'

 

아들(동호)가 엄마에게 했던 말이다. 글을 쓰는 지금도 목이 콱 메어온다. 엄마는 저에게 꽃 핀 쪽으로 가라고했던 아들이 왜 그리 캄캄한 곳으로 가버렸을까, 생각하고 또 생각할 것이다.

 

 

'소년이 온다' 표지

 

 

소년이 온다의 표지에 있는 꽃은 안개꽃이었다.

그리고 안개꽃의 꽃말은 '죽음'이다.

 

 

 

나는 지금도, 그 지옥같은 열흘 속에서 살아온 이들의 죽음이 고귀한 것이었다고 그리고 모두가 기억하고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모두가 같이 그 아픔을 헤아려주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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