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책을 읽기 전에
요즘 갑자기 역주행하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궁금해졌다. 짧고 간결한 문장이 몰입감을 높여준다는 후기를 보고, 과연 어떤 느낌일까 싶어 책을 펼쳤다. 정대건 작가의 작품은 처음 접하는데, 그의 글이 어떤 색깔을 가지고 있는지 알고 싶었다.
📖 단문이 모여 거대한 이야기가 되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군더더기 없는 단문들이 모여 커다란 서사를 만들어낸다는 것이었다. 짧지만 강한 문장들이 이어지면서, 마치 빠른 물살처럼 이야기가 흘러갔다. 덕분에 한 번 읽기 시작하니 멈출 수가 없었다.

특히 아래 문장들이 기억에 남는다.
📝 [17] 언제든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도담으로 하여금 아빠를 더 사랑하게 만드는 것 같기도 했다.
→ 사랑이 유한하기에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걸까. 문장이 짧지만 여운이 길게 남았다. 어쩌면 우리 모두가 유한한 삶을 살아가기에, 이 문장이 더욱 와닿았는지도 모르겠다.
📝 [199] 왜 사랑에 ‘빠진다’고 하는 걸까. 물에 빠지다. 늪에 빠지다. 함정에 빠지다. 절망에 빠지다. 빠진다는 건 빠져나와야 한다는 것처럼 느껴졌다.
→ 사랑이 때때로 헤어나오기 어려운 감정이라는 걸 이보다 더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사랑이 주는 감정의 무게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드는 문장이었다.
📝 [284] 나는 살날이 얼마 안 남았지만 니들은 징그럽게 많이 남았다. 그런데 그 세월도 어느새 훌렁 간다. 싸우지 말고 하루하루 행복하게 살아.
→ 순간순간이 소중하다는 걸, 인생이 길지만 한순간이라는 걸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해 준 문장이다. 할머니께서 항상 하시던 ‘살다 보면 다 지나간다’는 말이 떠올랐다. 결국 삶은 빠르게 흘러가니,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살아야 하지 않을까.
📖 《급류》가 던지는 이야기
급류처럼 흘러가는 삶 속에서 우리는 감정과 관계에 휩쓸리기도 하고 중심을 잃기도 한다. 이 책은 그런 순간들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단순한 문장으로 깊이 있게 전한다. 읽고 나니 마음 한편이 차분해지면서도 뭔가 가득 채워진 느낌이었다.
작가의 문체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초기 작품들과도 닮아 있다. 짧은 문장 속에서도 감정의 깊이를 느낄 수 있는 방식이 비슷하다. 하지만 《급류》는 더욱 직설적이며, 한국적 정서가 녹아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이 책은 긴 서사보다는 짧고 강렬한 문장을 좋아하는 사람, 잔잔하지만 묵직한 감동을 주는 이야기를 찾는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다. 또한 삶과 죽음, 사랑과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더욱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 💬 여러분은 이 책을 읽고 어떤 문장이 가장 기억에 남았나요? 댓글로 함께 이야기 나눠요!
'독후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를 읽고: 가장 유쾌한 작법서 (3) | 2025.02.20 |
---|---|
한강의 『노랑무늬영원』을 읽고: 기억과 감각의 파동 (0) | 2025.02.19 |
[에세이] 글 잘 쓰는 법, 그딴 건 없지만 - 다나카 히로노부 (1) | 2022.03.13 |
[에세이] 카피라이터의 자세를 읽다. 힘 빼기의 기술, 김하나 (0) | 2022.03.12 |
[서점] 진주 초전동 진주문고 솔직 후기 (0) | 2022.03.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