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에세이] 글 잘 쓰는 법, 그딴 건 없지만 - 다나카 히로노부

단 연 2022. 3. 13.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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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글 잘 쓰는 법, 그딴 건 없지만 - 다나카 히로노부 

 

나는 글에 관련된 사람이고 싶었다.

하지만 내가 못 쓴다는 이유로,

자료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아무도 읽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다양한 핑계를 대며 글을 피해왔다.

 

글 쓰는게 고독하고 외롭고 쓸쓸한 일인 것을 어렴풋이 알았지만

이 책을 읽고나서는 정확하게 알게되었다.

 

읽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책은 첫장부터 파격적이다. 제목만큼이나.

읽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특히 글을 쓰고 싶으신 분이라면요 더더욱.

 

나는 가장 본질적인 것을 잊고있었다. 나는 내가 쓴 글을 읽는 것을 좋아한다.

그 사실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주는데 심상치 않았다.

'이 책 나랑 잘 맞는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히로노부 작가님은 겸손을 넘어서 뭐라 해야할까, 글을 진짜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느껴졌다.

작가님이 만약에 내 독후감을 본다면, 에? 무슨 소리야? 나는 글이 분명 괴로운 일이며 좋아하는 일이 아니라고 말했을텐데! 라고 하시면서도 속으로는 인정하시며 말 뜻을 깊이 헤아려줄 것 같다.

 

글 잘 쓰는 법을 구구절절 나열하는 여느 책과는 다르다.

이런 뻔한 말을 쓰는 것도 작가님에게 실례가 아닐까 죄송스럽다.

이 책은 여느 책들과 다른걸 넘어서 식견을 넓혀주고 감동까지 고스란히 남겨준다.

꼭 소장해야할 가치가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또 다른 중요한 사실.

메시지를 전하자는 자체가 틀렸다는 사실이다.

정말 간과하기 쉬운 얘기다. 마음이 뜨끔하면서 잊지 않기 위해 사진을 찍어놓았다.

나는 너무 껍데기만 바라보고 산 것이 아닌가 라는 반성마저 들었다.

글에 기대하는 것이 너무 많았던 것이다.

 

 

책이 굉장히 히로노부 작가님스럽다.

책의 느낌이 말랑말랑하면서 간단하고 귀여운 그림이 그려져 있고

읽기 쉽게 줄간격과 상하좌우여백이 다른 책에 비해 넓은 편에 속했다.

그리고 실제로 보면 더 파스텔 톤의 블루톤이다. 

전체적으로 귀엽고 어찌보면 조금은 대충만든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나는 독서를 하기위해 독서실을 다니고 있다.

이 책은 내가 스스로 독서실을 끊었음에도 불구하고 기분이 안좋았던 이유를 정확하게 짚어낸다.

혼자 있는 것 같아서였다. 쓸쓸했고 황량했으며 곁에 아무도 없는 느낌이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독서실이 1인형 캡슐형이라 더 그렇다.

그런 나에게 너의 상태는 이러하다고 정확히 말한다.

의사선생님 같다. 

 

 

내가 기록하고 싶은 것들.

내가 글로 남기고 싶어하는 것들.

그런데 그게 잘 안되서 눈물이 나고 괴로워하던 시간들.

모든 게 다 설명이 되었다.

사랑과 존중이 가득해서 현실적이지만 차갑지는 않은 모순된 책이었다.

위로하지 않음에도 위로받은 내 마음은 들뜨기까지 했다.

 

 

그리고 '자료조사'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책에 더 자세히 적혀 있으니

직접 읽으시는 걸 강력 추천한다.

나는 따로 메모도 다 해두었다.

 

 

일러스트가 참 단순명료하면서도 귀엽다.

든든한 뒷받침해주는 백을 얻은 기분이다.

도움받지 않을 책읽기를 하는 나에게,

시간이 흐르는게 느껴져 불안한 나에게,

아니야. 너가 즐거우면 돼. 너가 쓰고싶은 걸 써.

라고 말해주는 이 책이 나는 참 좋다.

 

글 잘 쓰는 법은 없지만

이 책 덕분에 글 잘 쓰는 용기를 얻은 것 같다.

나도 이런 책을 쓰고싶다.

분야는 아직 정하지 못했지만 적어도 한명의 독자가 감동받는 글을 쓰는 사람이 되고싶다.

 

 

2022년 3월 12일~13일 

주말동안 이 책을 만난것에 감사하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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