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고전] 달과 6펜스, 서머싯 몸 (옮긴이 : 송무)

단 연 2022. 3. 11.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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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달과 6펜스, 서머싯 몸 (옮긴이 : 송무)

 

2022년이 어느새 성큼 내 앞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3월은 더욱 빨랐다.

매일 누워있기를 반복하던 나는 문득 시간이 두려워졌다.

그와 동시에 뭔가가 하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같이 공공근로를 하는 언니가 도서관에 간다고 하는 것이다.

잊고 있었던 책의 향수가 불현듯 생각났다.

언니, 저도 같이 갈래요.

무작정 언니의 팔을 잡고 외쳤다.

그래, 거기서 보자.

그날 저녁 당장 도서관으로 달려갔다.

평소에 차타고 30-40분거리라 귀찮다는 이유만으로 안갔었는데

저녁에 본 도서관은 새삼 새로웠다.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대출증을 만들고

4권의 책을 빌렸다.

그 중 첫번째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고있다.

굉장히 오랜만에 뵙는 것 같다.

1. 달과 6펜스를 읽게된 계기

 

1) 달과 6펜스 - 심규선

 

루시아(심규선) 가수가 부른 '달과 6펜스', '오필리아'를 굉장히 좋아했었다.

 

내게 상처 주게 허락 할 테니
다시 걸어보게 해줘 사랑에
난 이미 손 쓸 수 없게 돼버렸지만

- '달과 6펜스' 가사 중

 

이 가사를 보면서 책에 나온 이들 중에 

스트릭랜드, 스트릭랜드 부인, 스트로브, 블란치(스트로브 아내), 그리고 마지막에 나온 아타 중에서

누구의 얘기를 하는 걸까, 라고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가사의 화자는 상대가 굉장히 날카롭고 차가움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상처를 감내하면서 까지 사랑에 목숨을 건다.

 

아무리 가시 돋친 말도
그렇게 날카롭지는 않지 너의 침묵 텅 빈 눈
메마른 나무 가지 같은
너를 끌어안고 서서 쏟아내고 있는 눈물도
뿌리치듯 날 밀어내 네게 다가갈 수 없는데

 

책에서는 스트릭랜드가 굉장히 사랑에 차가운 인물로 묘사된다.

하지만 늘 모순적인 인생과 같게 사랑에 가장 뜨거운 환멸을 느끼는 존재이기도 하다.

스트로브의 아내인 블란치가 스트릭랜드를 사랑하게 되면서 많이 힘든 일을 겪게된다.

그런 블란치가 스트릭랜드를 향해 외치는 것일까.

한번만 더 기회를 달라고 말이다.

너는 차가워도 나는 괜찮으니 내게서 멀어지지 말아달라고.

 

스트릭랜드는 사랑을 믿지 않아서 사회적인 지위를 생각하는 아내를 떠났지만,

블란치를 만나고 그리고 나서 아타를 만났다.

아타의 곁에서 먼 눈으로 그림을 그리다가 인생의 마지막을 맞이 했는데

어쩌면 스트릭랜드 스스로 마음에서 사랑에 대한 모멸감과 의심이 반복되는 상황을 

가사로 풀어낸 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아아 무책임한 그대는 매일 얼굴을 바꾸네
내게서 도망치지 말아줘
나의 세계는 너로 세워지고 무너진다
모른 척 하고 있잖아
아무래도 좋을 결말 따위

 

사랑의 중요성을 몸소 느끼면서 그걸 부정하는 건

생각에 충돌이 생길 수 밖에 없다.그런 스트릭랜드의 감정을 묘사한 것일까.좋다가도 싫고, 웃다가도 무표정한 사랑의 무한한 감정을 표현한거라고 생각했다.(혹시 아시는 분 있으면 댓글을 남겨주세요 ㅎㅎ 궁금합니다!)

 

2) 고전을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

 

내가 좋아하는 언니 중에 고전문학을 많이 읽으시는 분이 있다.

물론 그 언니는 고전 뿐만 아니라 모든 책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 읽는 걸로 알고있다.

근데 고전을 읽는 그 모습이 너무 멋있어보이는 것이다.

나는 어렸을 때 집에 문학전집같은게 없어서

그런걸 가져보는게 소소한 꿈이기도 했다.

그래서 그런 간단한 이유로 나는 고전을 접하게된다.

정말 부끄럽게도 고전 중 읽은 책이 많이 없다^^

(자랑이다;)

 

그래도 나는 솔직하고 간결하게 후기를 적어 내려가고싶다.

일단 이 책은 공황장애와 우울증으로 인해 집중력이 매우 부족한

내가 읽기에도 문제 없는 단순한 문체였다.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 달과 6펜스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 이라는 프로젝트를 하는 푸른숲주니어 출판사에서

책을 안 읽는 사람을 위해 만든 프로젝트라고 하는데

그에 걸맞게 잘 번역한것 같아서 나는 많은 번역본 중에 

이걸 고른걸 잘 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더더욱 달과 6펜스가 고전에 올라가 있는 이유를 깨닫게 되었다.

고전을 읽고 잘난척 해보고 싶다(ㅋㅋ) 혹은 쉬운 고전부터 도전하고 싶다 하는 분은

주저없이 달과 6펜스를 읽기를 추천한다!

 

2. 달과 6펜스를 읽고 느낀 점

 

1) 인정받고 싶어하는 삶에서의 탈피

 

스트릭랜드는 그 어떤 미술에 관한 욕심이 없다.

인정받고 싶은 생각이 없다.

그저 자신이 그림을 하는 그 자체로 그의 세상은 채워져있다.

 

친오빠와 얘기를 하는데,

"사람은 다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좋은 일이 있으면 안 물어봐도 먼저 말하더라"

이 말을 저녁 먹으면서 했다.

그때 불현듯 스트릭랜드가 생각났다.

자랑하고 싶은 마음, 인정받고 싶어하는 마음이 없는 건

어울려 사는 사회에서는 더더욱 말이 안된다.

그런데 하나는 배울 수 있었다.

스트릭랜드가 가진 마음가짐으로 글을 써야 한다는 점이다.

 

그게 진짜 예술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도 열심히 인생을 살면서 

인정받지 못해도 내가 좋아하고 만족한다면

스트릭랜드처럼 불도저처럼은 못할지라도

포기는 하지 말자라고 생각했다.

 

2) 개인적으로 기억에 진하게 남는 부분

나는 책을 읽으면서 되게 신기한 부분에 꽂혔다.

바로 스트로브를 서술하는 부분이었다.

 

엄청난 고통을 겪는 스트로브가 야위기는 커녕

배가 남산만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외모와 심리 상태가 이처럼 어긋나는 것은 참으로 딱하다고 서술되어있다.

이러한 문장이 2-3번 정도 반복이 되는데...

뭔가 마음이 복잡해졌다.

왜냐면 나도 세상이 힘들고 고통스러운데

살이 증가하고 그랬으니

내 모습이 스트로브 같아 보였지 않았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기억에 진하게 남는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그리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구절이다.

'죽음조차도 다정한 친구처럼 느껴질 정도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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