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평가

[국내] 앨범 구성을 보고 깜짝 놀랐다? 천재들의 스토리텔링. 사춘기 상 - 악동뮤지션 후기.

단 연 2020. 8. 5.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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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앨범 구성을 보고 깜짝 놀랐다? 천재들의 스토리텔링. 사춘기 상 - 악동뮤지션 후기.

w.단연

처음으로 놀랐던 앨범. 악동뮤지션의 사춘기 상(上) 앨범 소개

이번에 소개할 앨범은 악동뮤지션의 앨범 '사춘기 상(上)' 앨범이다.


이 앨범은 2016년 5월 4일에 발매되었으며
1번 트랙 RE-BYE
2번 트랙 사람들이 움직이는 게 
3번 트랙 새삼스럽게 왜
4번 트랙 초록창가
5번 트랙 사소한 것에서
6번 트랙 주변인
으로 구성된 앨범이다.



나는 이 앨범 모든 곡을 좋아하지만 지금 말하고자 하는 것은  더블 타이틀에 관한 것이다.
저번 포스팅에서 나는 악동뮤지션이 가지고 있는 앨범구성 방식에 놀랐다고 말한바 있다.
바로 이 앨범이 그 시초인데,
'RE-BYE'라는 곡과 '사람들이 움직이는게'에 대해 할 말이 있다.

이유가 있는 더블 타이틀 선곡.

일단 첫번째 트랙 겸 타이틀인 'RE-BYE'는 인간 관계에 대한 회의감을 드러낸 곡이다.
그래서 인간 관계에서 느끼는 감정들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앞에서는 웃고 뒤에서는 욕하는 그런 세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상대를 밟지 않으면 자신이 밟히기 때문에 그렇다고 자기 합리화를 하는 모습까지 현대인의 모습 딱 그대로다.
나는 그래서 이 노래를 들으면(기본적으로 노래는 다 좋다.) 굉장히 생각을 많이하게 된다.


가사를 살펴보자.

우선 'RE-BYE'이다.

Re-e-e bye 미련 없이 손을 흔들어 Re-bye
Re-e-e bye 그땐 그때 이땐 이때 Re-bye

=> 헤어질 때 아무런 감정없이 손을 흔드는 모습이 묘사된다.
헤어질 때는 헤어지는 게 슬픈 척 '그 때' 손을 흔들지만
돌아서고 나면 아무런 감정 없는 모습을 보여주는 '이 때'가 눈에 띄는 가사이다.

익숙해 날 오고 가는 발걸음 헤어지는 인사에
미숙해 보이는 것만큼 부끄러운 게 없는걸
익숙해 날 보고 가는 시선들 주위 모든 여자 날
야속해 해 But It's OK 부끄러울 게 없는걸

=> 지금 현 시대는 헤어질 때 과장해서 헤어지는 걸 더 웃기다고 생각한다.
인사 자체를 미숙하게 하는 것은 상대에게 우스워 보이는 것이므로
아무렇지 않은 듯 인사를 건네고 다른 사람의 시선을 즐기는 척 하며 하루를 살아간다.
그 모습이 자신도 멋지다고 느끼고, 주변 사람들이 "쟤는 왜저래?" 라며 욕하는 모습도 자신이 잘나서 그런 것이라며
스스로 다독이며 위로한다. 자신은 지금 이 사회에는 그렇게 하는게 맞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Oh 눈물로(눈물로) 보낼 필요 없어
자욱한 안개만 남을 뿐
(눈물로)눈물로 흘려보낸 시간이 녹아 남은 건 어디에

=> 이제는 쿨한게 대세라고 생각한다. 
구질구질하고 미련 넘치는 감정은 사치일 뿐이다.
아무 감정 없이 보내줄 필요가 없는 이 사회에 익숙해져버린 화자.
눈물로 헤어짐을 고해봤자 자신에게만 좋지 않을 거라는 걸 안다.
화자는 자욱한 안개가 껴서 눈 앞을 흐리게 만들 것이라는 걸 안다.
하지만,
여기서 던지는 메시지는 마지막 가사 줄이다.
그렇게 눈물없이 던져버린 시간 속에는 알맹이도 없고, 아무것도 남은 게 없다.
텅 비어버린 공간. 안개 마저 없는 그 공간은 공허하다.

*Re-e-e bye 미련 없이 손을 흔들어 Re-bye
Re-e-e bye 그땐 그때 이땐 이때 Re-bye
뒤돌아서면 그걸로 THE END Re-bye

익숙해 날 오고 가는 발걸음 헤어지는 인사에
미숙해 보이는 것만큼 부끄러운 게 없는걸

보기 드물어진 정
찾기 힘들어 진정한 partner
놔둬 봐 진정이 안 돼 이미 상한 빈정
많이 나누는 사람이 바보라 불리는 시대를 보시게
두 손에 남은 것 손해만 흥건히 남길 바에

=> 우리 사회는 더이상 정을 나누기가 힘들어졌고
그 때문에 주위에 진정한 내 사람을 찾기도 어려워졌다.
옛날에는 많이 베푸는 사람을 선인이라 칭하며 모범의 대상이 되었지만
지금은 많이 나눠줘도 욕을 들어먹는 시대다.
욕을 들어먹으면서까지 그런 행동을 할 사람은 없다.

인사는 간단하게 간당간당하게
맘에 문은 깐깐하게 방이 좀 깜깜하네
속을 들키면 Game over 할 수 없이 널 속여
여기까지가 납니다 수상해 냄새가 납니다

=> 이 부분이 가장 공감이 갔던 부분이다.
인사는 먼저 하지 않으면 하지 않는 척도 하면서 대충 넘어간다.
여기서 상대에서 속을 보이면 지는거라고 생각해서 상대방에게 웃으며 접근한다.
하지만 그건 진심이 아니다.
그리고 그런 행동을 하는 게 자신인걸 안다. 그리고 우리 모두가 다 안다.

*Oh 눈물로(눈물로) 보낼 필요 없어
자욱한 안개만 남을 뿐
(눈물로)눈물로 흘려보낸 시간이 녹아 남은 건 어디에

*Re-e-e bye 미련 없이 손을 흔들어 Re-bye
Re-e-e bye 그땐 그때 이땐 이때 Re-bye
뒤돌아서면 그걸로 THE END Re-bye

*반복

우선 이렇게 RE-BYE의 가사를 살펴보았다.
얼마나 인간의 생에 대해 회의적이고 날선 감정을 품고 있는지 잘 알것이다.
하지만 악동뮤지션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애초에 상큼하고 희망찬 노래, 그리고 대중들의 감성을 울릴줄 아는 훌륭한 가수인 악동뮤지지션은
두번째 노래 '사람들이 움직이는 게'에서 그 마음을 완화시킨다.
이 노래를 듣고 굉장히 놀랐던 기억이 아직도 난다.


두번째 트랙 '사람들이 움직이는 게' 가사를 보자.


사람들이 움직이는 게 신기해
팔다리가 앞뒤로 막 움 움 움 움직이는 게
숨 크게 들이쉬면 갈비뼈 모양이 드러나는 것도
내쉬면 앞사람이 인상 팍 쓰며 코를 쥐어 막는 것도
놀라와 놀라와 놀라와
Amazing

=> 앞서 말한 RE-BYE와는 확실히 다른 분위기다.
그저 내가 사람이라는 것 자체에 감사한 가사.
아까는 사람이 사는 방법에 대해 그렇게 부정적이게 굴더니
지금은 이렇게나 긍정적이게 묘사해놨다.
그게 포인트다.

어릴 때 내 발 도장 보니 (완전 꼬맹이)
브이하고 찍은 픽쳐를 보니 (나인가 싶은 코흘리개)
뭐 먹고 이렇게 훌쩍 컸나 보냐
우리 엄마 아빠 사랑 먹고 이리 잘 컸나 보다

=> 제법 귀여운 부분. 악동뮤지션다운 부분 ^^

그 수많은 생물 중에 인간이라서 참 다행이야
장난감으로 태어났다면
혼자 움직이지도 못할 텐데 생각만 해도 끔찍해
그러고 보니 내 심장은 어떻게 bounce bounce 해

=> 그 많은 사물과 동물 중에 사람으로 태어나서 행복함을 표현하는 부분.
인간으로 태어나서 나쁜 인간성을 보유한 사회에서 살더라도
인간으로 사는 것에 대한 행복을 드러내는 부분이다.
근데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이 부분이 
RE-BYE에서 지친 마음을 달래주는 부분같았다
"현재 사회가 차갑고 힘들어도, 괜찮아. 그래도 괜찮아."
이런 기분이었다. 그래서 이 노래가 마냥 신나는 게 아니라 큰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단순히 사람이라서 기쁜 게 아닌,
그래도 괜찮다라는 메시지가 크게 다가왔다.
이게 앨범구성이 가진 힘이라고 느꼈다.

*사람들이 움직이는 게 신기해
팔다리가 앞뒤로 막 움 움 움 움직이는 게
숨 크게 들이쉬면 갈비뼈 모양이 드러나는 것도
내쉬면 앞사람이 인상 팍 쓰며 코를 쥐어 막는 것도
놀라와 놀라와 놀라와
Shall we dance? Dance

Move move move all right
팔다리가 앞뒤로 move around
Move move move all right
Say yeah
손발로 막 치고 박고
두 다리로 공 차고 받고 했던 내
익숙하던 몸뚱어리가 낯설게 느껴질 땐
몸치고 박치고 다 하나같이 쿵쿵짝
호키포키 clap your 궁둥짝
누구라도 한 번쯤은 다 생각해 보는 Right?
Who am I? Who are you?

=> 내가 내 마음대로 움직이는 게 행복해진 이 순간,
게슈탈트 붕괴현상처럼 내 몸이 내 몸처럼 움직이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는다.
재미있고 유쾌하다. 그 감정을 그대로 전달하는 찬혁과 수현.
과연 악동뮤지션이었다.

1번 트랙과 2번 트랙, 회의감에서 행복으로 나아가다.


이렇듯 악동뮤지션은 사람들에게 따끔한 충고와 위로를 건넸다.
나는 이 앨범을 들었을 때 굉장히 놀랐다. 
어떻게 이런 방식으로 구성을 할 수 있을까.
곡과 가사를 직접 쓰는 아티스트이다 보니 확실히 곡 파악을 잘하고 있는 듯 보였다.
한 곡만 타이틀로 설정하지도 않고 
두 곡 모두 더블타이틀로 설정한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악동뮤지션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이 생각을 고등학생때 했는데 드디어 글로 옮겨적는다.
만약 여기까지 읽었다면 정말 감사하다.
이것으로 악동뮤지션의 사춘기 상(上) 앨범 리뷰는 여기까지.
감사합니다.

공감과 구독, 그리고 댓글은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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