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책을 가까이 하지 않은지 몇 개월이 흘렀는지 모르겠다.
글은 소질이 없다 생각해 피했고
책은 집중이 되지 않아 읽지 않았다.
그러는 와중에도 간간히 떠오르는 글에 대한 짙은 향수는 모른척하기가 힘들었다.
선택을 해야 했다.
읽히지 않는 것들을 가만히 내버려 둘 것인지, 아니면 1분씩이라도 끊어 읽을건지.
내가 다시 책을 머리맡에 두게 된 계기는 두 가지가 있다.
일단 내가 좋아하는 언니가 책을 많이 읽는다. 그게 부럽고 멋있었다. 단순한 이유였다.
그리고 글을 다시 쓰고 싶었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겨 그런 것 같기도 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나는 비록 글을 못 쓸지라도 글을 쓰고 싶어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24년 만에 깨달았다.
좋아했기 때문에 글을 쓸 때 그다지도 힘들어했던 옛날이 생각났다.
나는 말해주고 싶다.
당신의 신경을 무척이나 거슬리게 하면서 그걸 스스로 못한다고 느낀다면 그건,
그 일을 사랑한다는 것이라는 것을.
생각을 정리하는 데는 기록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지금도 책을 읽으면서 쉼없이 두근대는 마음이 뭘까? 생각하다가 노트북을 펼쳤다.
간단했다.
내 글을 써보고 싶다.
아픔이 채 가시지 않았고 나는 회복중이며 아직도 무언가에 온전히 집중하기가 힘들다.
하지만 나는 집중이라는 단어에 신경을 쓰지 않고, 내가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그 1초의 시간에 신경을 쓰기로 했다.
단 1초라도 내가 하는 행동들이 소중하고 보람차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책을 반절도 안 읽은 지금, 뿌듯한 마음에 내리 키보드를 누른다.
얼른 다 읽고 싶은 생각도 없다.
조급하지 않다.
나는 읽지 못한 뒷부분을 궁금해 하기보다 읽은 앞부분을 더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
잠이 오기도 한다. 꾸벅꾸벅 잠이 올 때면 그냥, 덮는다.
자책하지 않는다.
무작정 자신에게 칭찬을 하라는 소리가 아니다.
적당히 시간을 보내는 즐거움을 알면서 생활했으면 해서.
나같이 빡빡하게 하루를 보내는 사람들이 ‘여유’라는 말도 안 되는 것을 가졌으면 해서.
오늘 2021년 9월 9일 목요일 이도우 작가의 ‘잠옷을 입으렴’을 읽으며, 단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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